자넷 리,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머리 빠지기 시작하자 스스로 머리 깎고 가발도 거부

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장기간 동행 취재... 자넷 리 머리 깎은 모습 표지에 담아

"(머리를 민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속 암과 싸울 것"

'독거미' 자넷 리(50, 이진희)가 난소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를 민 모습이 공개되었다.   사진=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독거미' 자넷 리(50, 이진희)가 난소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를 민 모습이 공개되었다. 사진=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빌리어즈=김탁 기자] "숨기고 싶지 않다"

난소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 중인 '독거미' 자넷 리(50, 한국명 이진희)가 부작용으로 머리를 밀게 된 안타까운 사진이 공개되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는 최근 자넷 리가 머리를 민 사진을 표지에 게재했다.

SI는 '블랙위도우의 작은 축복'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자넷 리는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검은색의 긴 머리를 모두 깎은 모습이었다.

자넷 리는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부작용으로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자 스스로 남은 머리카락을 모두 깎았고, 가발 제안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SI는 자넷 리가 난소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수개월 동안 동행 취재를 진행했다.

자넷 리에 대해 SI는 "스칼렛 요한슨이 점프수트를 입기 전에 우리가 아는 단 한 명의 '거미 여왕'은 자넷 리였다. 그녀는 프로 당구선수로 30회 이상 우승, 2001 아키타 월드게임 금메달, BCA 당구 명예의 전당, 그리고 수백만 달러의 수입과 전례 없는 명성을 쌓아온 재미교포 1세대다"라고 말하며, "당구 역사상 몇 안 되는 주류 스타"라고 소개했다.

자넷 리는 1971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1989년에 처음 큐를 잡았다.

하루 16시간씩 맹훈련을 거듭하며 정상급 포켓볼 선수로 성장했고, 1993년 미 여자프로당구협회(WPBA) 투어에 데뷔하며 이름을 날렸다.

선천적인 척추측만증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올라선 자넷 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가장 유명한 당구선수로 지난 30년 동안 명성을 쌓았다.

자넷 리는 누구보다도 강하다.  사진=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머리를 민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속 암과 싸울 것"  사진=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그러다가 올해 초 자다가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점점 숨 가쁨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았을 때 난소암 4기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자넷 리는 난소와 자궁에서 시작된 암세포가 복부와 간, 복막 등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침묵의 암살자'라 불린다. 초기 증상이 없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은 난소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크게 올라가지만, 자넷 리처럼 4기에 발견되는 경우 생존율이 낮아 다른 암종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자넷 리는 3차 항암치료 이후 로봇 보조 수술을 받아 자궁과 난소, 복부에 있는 작은 종양을 제거했다.

지난 5월에는 5차 항암치료를 받았고, 7월 9일 뜻깊은 50번째 생일을 세 딸과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리에서 자넷 리는 울고 있는 딸들에게 "나는 계속 암과 싸울 거야"라고 말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엄마 없이 지낼지도 모르는 딸들이 걱정된다"라며 마음 아파했다고 SI는 전했다.

현재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은 "자넷 리가 척추측만증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당구선수가 된 것처럼 난소암도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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