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세 포켓볼 세계챔피언 필러, 최근 유럽에서 열린 포켓볼 대회 연속 우승

월드풀마스터스·UK챔피언십 연달아 우승... 각종 메이저 포켓볼 대회서 화려한 입상 경력

"될 놈은 된다" 24세의 세계챔피언 조슈아 필러(독일)가 이번에는 한 달에 포켓볼 메이저 세계대회 2개를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될 놈은 된다" 24세의 세계챔피언 조슈아 필러(독일)가 이번에는 한 달에 포켓볼 메이저 세계대회 2개를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97년생 포켓볼 세계챔피언인 독일의 조슈아 필러(24).

지난 2018년 세계9볼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21살의 나이로 세계챔피언에 올랐던 필러가 이번에는 한 달에 두 대회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필러는 얼마 전 열린 포켓볼 투어 ‘나인볼 시리즈’에서 월드풀마스터스와 UK오픈챔피언십을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5월 5일부터 8일까지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개최된 ’2022 월드풀마스터스’에서 필리핀과 대만, 홍콩의 최강자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한 필러는 9일 뒤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2 UK오픈 풀챔피언십’에서도 챔피언에 오르며 한 달 동안 포켓볼 세계대회를 2회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불과 24살의 나이에 필러는 세계9볼선수권대회(2018)와 US오픈(2019), 월드컵오브풀(2021), 유러피안챔피언십(2021), 모스코니컵 MVP(2017)에 이어서 월드풀마스터스와 UK챔피언십까지 우승 기록을 남겨 포켓볼 당구사에 한 장의 역사를 남기게 되었다.

 

2022 월드풀마스터스: 우승 조슈아 필러, 준우승 로호섬

필러의 기세는 무서웠다. ‘2022 월드풀마스터스’ 결승에 오기까지 필러는 가장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였다.

16강전에서 스카이 우드워드(미국)를 세트스코어 7-1로 가볍게 꺾은 필러는 8강에서 데니스 오르콜로(필리핀)와 맞붙었다.

그런데 필러는 이 8강 경기에서 7-0, 포팅 성공률 100% 경기를 기록했다. 상대방 오르콜로는 단 한 번의 파울로 인해 브레이크도 포팅도 한 번 하지 못하고 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7세트까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63번의 포팅은 필러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퍼펙트승’을 거두었다.

좋은 분위기로 준결승에 올라간 필러는 대만의 강호 커핀이와 결승 진출권을 두고 대결했다.

커핀이는 동생 커핑중을 32강전에서 7-4로 꺾은 뒤 16강에서 다비드 알카이데를 7-3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막스 레흐너에게 7-2로 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필러와 커핀이의 4강전은 사실상 결승전 같은 분위기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필러가 좀 더 우세한 경기력으로 7-3으로 커핀이를 꺾고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결승에서 필러는 홍콩의 로호섬과 대결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로호섬은 앞선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챔피언 쉐인 반보닝을 7-6으로 제압했다.

결승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필러와 로호섬.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결승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필러와 로호섬.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다음 8강전에서도 로호섬은 압둘라 알리우세프와 7-6 풀세트 접전 승을 거두었다. 준결승전에서는 폴란드의 미에스코 포툰스키를 7-5로 누르고 어렵게 결승에 올라왔다.

WPA 세계랭킹에서 필러는 20위, 로호섬은 75위에 올라 있다. 필러가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우승트로피의 향방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초반 두 세트를 내줘 0-2로 어렵게 결승전을 시작한 필러는 3, 4, 5세트를 만회해 3-2로 리드를 잡았다. 필러는 4-2까지 앞서다가 8강에서 나온 7-0 퍼펙트승의 경기력이 살아나 쉽게 이기는 듯했으나, 곧장 로호섬이 3-4, 4-4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다시 접전이 벌어졌다.

12세트까지 한 세트씩 주거니받거니 벌이면서 6-6 동점이 된 경기는 막판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필러의 공격이 포팅과 이어지면서 9-6 필러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필러는 “나는 점점 더 잘하고 싶다. 아직 실수가 많다. 더 나은 플레이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이번 대회 결승에 꼭 가고 싶었고, 마침내 이를 이루어냈다”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매치룸에서 포켓을 바꾸었다고 해서 나는 똑같이 연습장에 적용했다. 느낌이 좋았다. 나는 이것이 포켓의 미래가 되길 바란다. 최고의 경험을 했다. 이런 대회가 더 많이 개최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슈아 필러와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이즈의 결승전 뱅킹.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조슈아 필러와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이즈의 결승전 뱅킹.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2022 UK오픈 풀챔피언십: 우승 조슈아 필러, 준우승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이즈

필러의 기세는 지칠 줄 몰랐다. 5월 17일에 자리를 영국으로 옮겨 포켓볼 세계 최강자들이 다시 승부를 시작한 ’2022 UK오픈 풀챔피언십’에서 필러는 첫 경기 상대 로버트 하트(미국)를 세트스코어 9-0으로 완파했다.

이어서 데이비드 잘만에게 9-4 승리를 거둔 필러는 크리스 레인홀드를 9-5로 이겼고, 쉐인 월포드에게 9-1, 루크 롤리슨을 9-2로 가볍게 제압하고 파죽지세로 본선 16강에 진출했다.

본선에 오른 필러는 영국의 강호 임란 마지드를 세트스코어 11-3으로 눌렀다. 8강에서는 알렉사 페첼과 풀 세트 접전 끝에 11-10으로 신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다비드 알카이데와 대결해 11-4로 승리했다. 마지막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2010년 주니어 9볼 챔피언 출신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이즈(30).

WPA 세계랭킹 5위인 산체스는 올해 더비시티클래식을 우승하며 상승세에 올라 있는 선수다.

필러는 지난 2016년 유러피안 풀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산체스에게 3-9로 져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번 결승전은 초반 필러의 분위기로 가다가 역전이 되면서 산체스가 중반까지는 경기를 주도했다.

1세트에서 필러는 산체스의 2볼 점프 샷 실패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9볼 포팅까지 성공한 뒤 3세트까지 연속 런아웃을 성공하며 3-0으로 앞섰다.

그러나 4세트 접전 상황에서 이번에는 7볼을 공략하던 필러의 점프 샷이 실패해 오픈되면서 전세가 뒤집어졌다. 4세트를 따낸 산체스가 다음 5, 6세트를 모두 이겨 3-3 동점을 만든 것.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결승전에서 경기하는 필러.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조슈아 필러와 부인.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조슈아 필러와 그의 부인 피아 필러(23). 사진=Matchroom Sport 제공

필러에게 유리한 초반 흐름이 끊기고 산체스가 7세트에서 5볼 장거리 뱅크 샷을 성공시키면서 3-4로 역전되었다.

다음 8세트도 내줘 3-5로 뒤진 필러는 9세트에서 운 좋게 코너 포켓 입구에서 수구가 진행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수비까지 되는 행운이 따라주면서 4-5, 5-5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필러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1세트에서 초구 스크래치 파울로 인해 다시 5-7까지 뒤졌던 필러는 13세트에서 산체스의 원뱅크 디펜스 샷이 키스로 실패하면서 6-7, 7-7로 다시 따라잡았고, 15세트에서 2볼 포팅에 시도한 점프 샷이 운명의 행운의 득점으로 이어져 8-7로 재역전할 수 있었다.

이 한 방이 결국 쐐기를 박았다. 필러는 16, 17세트를 런아웃해 10-7로 앞서며 막판 중요한 시점에 승기를 잡았고, 18세트에서는 코너와 센터 포켓 양쪽 모두 애매한 8볼 포팅 시도에서 센터 포켓에 정확하게 포팅하며 9볼 포지셔닝까지 성공시켜 11-7로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승리까지 두 세트 남은 필러는 다음 19, 20세트에서도 장거리 포팅을 깔끔하게 성공하는 등 연속 런아웃에 성공하며 13-7로 산체스를 꺾고,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 이 기사는 당구전문지 <월간 빌리어즈> 2022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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