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32강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쳐 40여 개월 만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미국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32강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쳐 40여 개월 만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불사신'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세계랭킹 1위)가 무려 40여 개월 만에 32강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야스퍼스는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 조별 리그전에서 1승 2패로 A조 3위에 그쳐 32강 탈락했다.

지난해 17년 만에 미국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야스퍼스는 1년 만에 열린 두 번째 대회에서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해 최근 계속되던 상승세를 마감했다.

그동안 야스퍼스는 당구월드컵 10회와 세계선수권 3회 등 4년 넘게 열린 거의 모든 세계당구대회에서 8강 이상 올라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세계대회가 재개되자마자 세계선수권을 우승하고, 당구월드컵 3회 연속 결승 진출과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우승상금 1억 3500만원을 걸고 한국에서 열린 '호텔인터불고 원주 월드3쿠션그랑프리'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에서 야스퍼스는 지난 2019년 11월 한국에서 열렸던 '구리 3쿠션 당구월드컵' 이후 40여 개월 만에 32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아쉽게 큐를 접었다.

당시 구리 당구월드컵에서 야스퍼스는 32강 조별 리그전에서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를 연속해서 패하면서 1승 2패로 3위에 머물러 탈락한 바 있다.

야스퍼스는 이번 라스베이거 당구월드컵에서도 그때와 똑같이 먼저 2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려 자력 16강 진출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였다.

32강 A조 리그 첫 경기에서 '당구 황제의 손자' 피터 클루망(벨기에·세계 31위)에게 16이닝 만에 29:40으로 패한 야스퍼스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베트남의 신예 바오프엉빈(86위)에게 18이닝 만에 36:40으로 져 2패를 당했다.

먼저 2패를 당해 최하위로 내려갔지만, 야스퍼스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야스퍼스가 마지막 경기에서 하비에르 베라(멕시코·61위)를 누르고, 앞서 2승을 올린 클루망이 바오프엉빈(1승 1패)을 꺾으면 애버리지를 따져 2위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야스퍼스는 베라에게 18이닝 만에 40:14로 승리했지만, 바오프엉빈에게 클루망이 20이닝 만에 16:40으로 패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졌다.

2승 1패가 된 바오프엉빈은 애버리지에서 클루망에 앞서 A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1승 2패로 경기를 마친 야스퍼스는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A조 경기 장면.   사진=프레데터 제공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A조 경기 장면. 사진=프레데터 제공
야스퍼스에게 승리한 바오프엉빈(왼쪽)과 피터 클루망.  사진=프레데터 제공
야스퍼스에게 승리한 '톱랭커 킬러' 바오프엉빈(왼쪽)과 '당구 황제의 손자' 피터 클루망. 사진=프레데터 제공

야스퍼스와 클루망을 꺾고 돌풍을 일으킨 바오프엉빈은 95년생으로 호주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2019년 12월에 베트남으로 돌아와 당구선수의 길에 들어선 유망주다.

지난해 열린 베트남 전국당구대회에서 최강자 쩐뀟엣찌엔(세계 8위)을 꺾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 조별 리그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세계 6위)과 2022년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7위)를 연달아 꺾고 2승 1패로 조 1위에 오르며 16강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6강에서는 에디 멕스(벨기에·5위)에게 30이닝 만에 34:50으로 패해 탈락했으나, 3쿠션 당구월드컵 출전 두 번째 대회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쳐 '톱랭커 킬러'로 화제가 됐다.

서울 당구월드컵 이후 열린 두 번의 대회에서는 32강까지 올라오지 못했고, 이번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시 야스퍼스를 꺾으면서 활약, 사상 두 번째 16강전을 치르게 됐다.

바오프엉빈은 16강에서 같은 베트남의 응우옌득안찌엔(세계 20위)과 붙게 됐다. 앞서 서울 당구월드컵 32강 첫 경기에서 바오프엉빈은 응우옌득안찌엔에게 패한 바 있다.

한편, 32강에서 야스퍼스를 꺾고 A조 2위로 올라온 클루망은 16강에서 한국의 김준태(경북체육회·세계 16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김준태는 같은 날 32강 조별 리그 D조에서 2승 1패로 1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32강에서 김준태와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13위)가 조 1위로 통과했고, 김행직(전남·10위), 허정한(경남·12위), 정승일(서울·100위)은 조 2위로 16강에 올라왔다.

16강에서는 조명우-허정한, 김행직-다니엘 산체스, 정승일-멕스, 블롬달-쩐뀌엣찌엔, 마르코 자네티-마틴 혼, 타이푼 타스데미르- 버카이 카라쿠르트 등의 대결이 벌어진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 16강 토너먼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4일 새벽 4시와 6시 30분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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