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에서 대결하는 한국의 김행직(왼쪽)과 김준태.  사진=프레데터 제공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에서 대결하는 한국의 김행직(왼쪽)과 김준태. 사진=프레데터 제공

한국의 김행직(전남·세계 10위)과 김준태(경북체육회·17위)가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에서 만났다.

수원에 있는 당구 명문고인 매탄고등학교 출신인 두 선수는 92년생인 김행직이 95년생 김준태보다 3년 더 선배다.

김행직은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선수권을 휩쓸어 정상에 올랐고, 김준태는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으며 서서히 실력을 쌓아 왔다.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김준태는 2021년 11월에 열렸던 베겔 당구월드컵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통산 세 번째 4강 진출을 달성하며, 선배 김행직을 상대로 첫 결승 진출을 노리게 됐다.

또한,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랐던 김행직은 이번 대회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하며 2년 연속 4강행에 성공,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9시 30분에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전에서 김행직은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세계 13위)를 19이닝 만에 50:29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그동안 김행직은 김준태와 마찬가지로 매탄고 후배인 조명우를 상대로 어려운 승부를 이어왔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총 18번의 타석에서 2번을 제외한 16번을 점수로 연결하며 완승을 거뒀다.

경기 중반까지 두 선수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김행직이 5:7로 뒤진 4이닝부터 3-2-3-5-1 연속타로 19:8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조명우가 8이닝 7득점과 9이닝 4득점으로 따라잡아 19:19 동점을 만들면서 반전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한 김행직의 집중력이 다시 살아나면서 승부는 김행직 쪽으로 다시 기울기 시작했다.

김행직은 10이닝에서 4점을 더 달아난 다음 1-5-3-1-5-2 연속타를 터트려 17이닝까지 42:29로 멀어졌고, 18이닝 공격에서 끝내기 8득점타에 성공하며 50:29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32강 조별 리그전에서 김행직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G조 2위로 파이널 16강 토너먼트에 올라왔다.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차명종(인천체육회·세계 27위)을 23이닝 만에 40:34로 꺾은 김행직은 '베트남 일인자' 쩐뀌엣찌엔(8위)에게 24이닝 만에 29:40으로 패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카를로스 빌레가스(미국·101위)를 27이닝 만에 40:33으로 제압했다.

앞선 16강전에서는 '세계랭킹 2위'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28이닝 만에 50:31로 승리,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패한 조명우는 32강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세계 6위)과 디온 넬린(덴마크·19위), 다오반리(베트남·247위) 등을 모두 꺾고 3승으로 16강에 진출했고, 16강전에서는 허정한(경남·12위)에게 19이닝 만에 50:32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2년 연속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 준결승에 올라온 김행직.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4시에 벌ㄹ어지는 이번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2년 연속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 준결승에 올라온 김행직.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4시에 벌ㄹ어지는 이번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김준태는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통산 세 번째 당구월드컵 4강에 오른 김준태는 '매탄고 선배' 김행직을 상대로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프레데터 제공

김준태는 8강에서 블롬달을 18이닝 만에 50:23으로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행직과 같은 시각에 옆 테이블에서 블롬달을 상대한 김준태는 굵직한 집중타를 앞세워 사대천왕 블롬달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3이닝부터 1-5-9-1 연속득점을 올리며 6이닝까지 20:7로 크게 앞선 김준태는 8이닝과 9이닝에서 3점씩 보태 26:13으로 계속 리드했다.

김준태는 12이닝 공격에서 5점을 더 달아나 31:14, 17점 차로 점수를 크게 벌렸고, 이어서 14이닝에서 7득점을 시작으로 2-1-6-3 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준태는 중요한 순간에 10점 이상의 시원한 장타를 터트리며 인상 깊은 승리를 이어갔다.

32강 조별 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사메 시덤(이집트)에게 18이닝 만에 40:24로 승리한 김준태는 다음 응우옌득안찌엔(베트남·20위)에게는 일격을 맞아 25이닝 만에 25:40으로 패했다.

김준태는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그리스의 강호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세계 14위)와 대결해 15이닝까지 21:37로 크게 지고 있다가 18이닝에서 12득점 한 방으로 36:37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이어서 20이닝에서 남은 4점을 쓸어 담고 40:37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2승 1패로 D조 1위에 올라 16강을 밟았다.

'당구황제의 손자' 피터 클루망(벨기에·세계 31위)과 대결한 16강에서도 김준태는 16:16 동점이었던 14이닝 공격에서 12점 하이런을 터트려 28:16으로 주도권을 잡은 다음 5점, 4점 등 집중타를 퍼부어 25이닝 만에 50:25로 승리했다.

김준태는 최근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8강에서만 세 차례 패했으나, 이번에는 블롬달을 격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해 김행직과 운명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8강에서 김행직에게 패해 탈락한 조명우(맨 왼쪽)와 아쉽게 16강에서 패배한 허정한(가운데)과 정승일.  사진=프레데터 제공
8강에서 김행직에게 패해 탈락한 조명우(맨 왼쪽)와 아쉽게 16강에서 패배한 허정한(가운데)과 정승일. 사진=프레데터 제공
준결승전에서 맞붙는 마르코 자네티(왼쪽)와 타이푼 타스데미르.   사진=프레데터 제공
준결승전에서 맞붙는 마르코 자네티(왼쪽)와 타이푼 타스데미르. 사진=프레데터 제공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16강에 김행직과 김준태를 비롯해 허정한, 정승일(서울·100위) 등 4명이 올라왔다..

16강에서 허정한은 김준태, 정승일은 벨기에 강호 에디 멕스(세계 5위)에게 져 8강행에 실패했고, '매탄고 출신 3인방' 김행직, 김준태, 조명우가 나란히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다른 8강전에서는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세계 3위)가 멕스를 19이닝 만에 50:33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해 2022년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7위)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타스데미르는 8강에서 응우옌득안찌엔에게 27이닝 만에 50:30으로 승리했다.

김행직과 김준태의 준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4시, 자네티와 타스데미르의 경기는 6시 30분에 시작된다.

준결승 경기는 유튜브 파이브앤식스 채널에서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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