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투어 왕중왕전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의 조재호(NH농협카드)와 이영훈(오른쪽).  사진=PBA 제공
프로당구 투어 왕중왕전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의 조재호(NH농협카드)와 이영훈(오른쪽). 사진=PBA 제공

최고상금 2억원이 걸린 프로당구(PBA) 투어 월드챔피언십에서 이번에는 한국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올해 세 번째 개최된 월드챔피언십에서 한국은 준결승에 조재호(NH농협카드)와 이영훈이 올라가 첫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챔피언십에서는 모두 외국 선수가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결승과 준결승에서 계속 고배를 마셨다.

2021년에 열린 첫 대회에서 강동궁(SK렌터카)이 결승에 진출했지만,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스페인)에게 세트스코어 4-5로 져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은 그 대회에서 준결승에 강동궁을 비롯해 김재근(크라운해태), 김종원(TS샴푸-푸라닭) 등 세 자리를 꿰차고도 사파타에게 우승을 넘겨준 쓰라린 기억이 있다.

지난해 두 번째 월드챔피언십에서는 '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벨기에)이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사파타를 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오성욱(휴온스)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으나, 준결승에서 쿠드롱에게 0-4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은 어느 투어보다 분위기가 좋다. 유력한 외국의 우승 후보들이 한국 선수와의 대결에서 패하며 대부분 탈락해 첫 우승 확률은 더 높아졌다. 

조재호가 디펜딩 챔피언 쿠드롱을 16강전에서 3-1로 꺾었고, 사파타는 16강에서 강동궁에게 0-3으로 패해 탈락했다.

또 한 명의 위협적인 선수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그리스)는 8강에서 조재호가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베트남 강호 마민깜(NH농협카드)과 응오딘나이(SK렌터카)는 아예 32강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고,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튀르키예)나 에디 레펜스(SK렌터카·벨기에) 등 우승권에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떨어졌다.

준결승까지 스페인의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살아남았지만, 쿠드롱이나 사파타, 카시도코스타스만큼 압박감이 크지는 않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조재호, 이영훈과 대결하는 스페인의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오른쪽),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조재호, 이영훈과 대결하는 스페인의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오른쪽),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이번 준결승에서 조재호는 팔라존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재호는 지난 8차 투어 준결승전에서 팔라존과 대결해 세트스코어 4-0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투어에서 두 선수가 맞붙은 유일한 기록이다. 팀리그에서는 모두 6번 대결해 조재호가 4승 2패로 우세했다.

이영훈은 준결승에서 대결하는 마르티네스와 과거 같은 팀 소속이었다. 따라서 투어와 팀리그에서 아직 맞붙은 적이 없고, 이번에 첫 대결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챔피언십 4강은 한국 대 스페인의 구도가 형성됐다. 스페인은 프로당구 출범 이후 사파타와 마르티네스가 활약하며 신흥 3쿠션 강국으로 부상했다.

그로 인해 스페인의 20대 어린 선수들까지 PBA 무대에 도전해 이번 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한국 다음으로 우수한 선수를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됐다.

프로의 원조 한국이 과연 월드챔피언십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지, 아니면 신흥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페인 선수가 두 번째 정상을 차지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영훈과 마르티네스의 경기는 10일 오후 4시에 시작하고, 조재호 대 팔라존의 승부는 같은 날 밤 10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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