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35회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 조별 리그 첫날 약체 멕시코에게 완패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한국이 '제35회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 조별 리그 첫날 약체 멕시코에게 완패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세계랭킹 2위' 한국의 3쿠션 국가대항전 정상 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이 최약체로 평가받던 멕시코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시각으로 10일 밤 12시에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5회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 B조 첫 경기에서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무난히 1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멕시코를 월등히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 랭킹에서 한국은 2위, 멕시코는 25위였다.

심지어 지난 20년 동안 멕시코는 팀선수권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오래전인 2003년에 베트남을 상대로 1승을 거둔 것이 유일한 멕시코의 팀선수권 승리였다.

멕시코는 이후 2004년(2패), 2005년(1무 2패), 2006년(2무), 2011년(1무 1패), 2019년(3패) 등 다섯 차례 팀선수권에 나왔고, 어떤 국가를 상대로도 이기지 못했다.

그런데 최강팀인 한국을 상대로 20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한국으로서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세계랭킹 6위인 김행직(전남)과 13위 허정한(경남)을 국가대표로 내보냈다.

그에 비해 하비에르 베라(52위)와 크리스티안 에르난데스(113위)가 나온 멕시코는 객관적인 전력으로 한국 선수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멕시코의 베라는 초반부터 아예 허정한을 압도했고, 에르난데스도 김행직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

베라는 전반전 10이닝까지 8타석을 득점하며 20:11로 허정한에게 앞섰다. 크게 한 방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5점이나 4점 등 꾸준한 중타로 거리를 벌렸다.

후반전에도 13이닝부터 21이닝까지 9번 중 7타석을 득점과 연결했고, 역시 단타와 중타로 계속해서 달아나 34:21까지 더 멀어졌다.

이후에도 베라는 1점과 2점 등을 계속 득점해 29이닝 만에 40:34로 허정한을 꺾었다.

코너에 몰린 허정한이 28이닝에서 8점을 만회해 33:39까지 쫓아갔지만, 1점이 남은 베라를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최소한 무승부를 기대해야 했는데, 후구에서 1득점에 그치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마지막 후구에서 포지셔닝이 되지 않자 곰곰하게 생각하는 김행직.  사진=파이브앤식스 중계화면
마지막 후구에서 포지셔닝이 되지 않자 곰곰하게 생각하는 김행직. 사진=파이브앤식스 중계화면
멕시코의 하비에르 베라(왼쪽)와 크리스티안 에르난데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멕시코의 하비에르 베라(왼쪽)와 크리스티안 에르난데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같은 시각 김행직은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11이닝까지 24:21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에르난데스는 4이닝부터 2-1-1-2-1-6-4-3 등 8타석 연속득점을 올리며 김행직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후반전 12이닝과 13이닝에서 3점씩 올린 김행직이 30:22로 앞서면서 균형이 깨지는 듯했지만, 에르난데스는 1-3-1-2-1 연속타로 맞서 31:29로 바짝 쫓아왔다.

22이닝에서 에르난데스가 3득점, 김행직이 2득점을 올리면서 33:33 동점이 된 이후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25이닝 공격에서 4점씩 주고받아 37:37, 26이닝에는 에르난데스가 2득점을 해 37:39로 역전됐다.

27이닝에서 에르난데스가 남은 1점을 마무리하고 먼저 40점에 올라 자리로 돌아갔고, 김행직은 후구에서 무승부라도 노려야 했다.

그런데 김행직도 초구 1득점 이후 포지셔닝이 되지 않으면서 2점째 득점에 실패, 결국 38:40으로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8강 토너먼트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이집트다. 첫 경기에서 이집트는 독일에 0-4로 패했다. 이집트 역시 8강에 올라가려면 한국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만큼 벼랑 끝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이집트의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밤 10시에 벌어지며, 김행직은 사메 시덤(8위), 허정한은 리아드 나디(33위)와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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