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결승에서 조재호(오른쪽)와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대결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결승에서 조재호(오른쪽)와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대결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프로당구(PBA) 왕중왕을 가리는 최종 승부가 한국의 간판 조재호(43·NH농협카드)와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32·크라운해태) 대결로 압축됐다.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JTBC스튜디오에서 열린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준결승전에서 조재호는 하비에르 팔라존(35·휴온스)을 세트스코어 4-1로 꺾었고, 마르티네스는 한국의 이영훈(32)을 4-2로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세 번째 대회가 열리도록 월드챔피언십과는 인연이 없었던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왔다.

통상적으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은 가장 큰 타이틀과 우승상금으로 인해 선수들의 부담이 큰 경기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PBA 투어의 경력이나 큰 경기 경험과 같은 기타 요소가 경기력에 더 크게 작용하게 된다.

처음 밟는 월드챔피언십 무대에서 두 선수 중 누가 더 빨리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고 사소한 실수를 하지 않는가에 따라 명암이 갈리게 될 전망이다. 

프로에서 정식 2년 차인 조재호는 4년 차 마르티네스보다 프로 경력은 짧지만, 11살이나 나이가 많은 만큼 선수 경력이나 경험에서 앞선다.

이런 경험적 배경을 바탕으로 조재호는 외국 선수들과의 승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재호는 프로 투어에서 외국 선수를 상대로 10승 5패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는 5전 전승을 거뒀다.

월드챔피언십 32강 조별 리그 경기에서 팔라존에게 마지막 5세트에서 10:11로 패배를 당하기는 했지만, 준결승에서 복수전에 성공했다.

마르티네스와 투어에서는 만난 적이 없고, 프로에서 정식 승부는 이번 결승전이 처음이다. 팀리그에서는 3번 대결해 조재호가 2승 1패로 앞섰다.

조재호가 그동안 외국 선수와의 승부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를 정상적으로 펼칠 수 있다면 이번 결승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반면에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에 8차례 투어에 출전해 4번을 한국 선수에게 패해 탈락했다.

이번 시즌 4차 투어를  한 차례 우승하며 '통산 3승'을 거둔 마르티네스는 상금랭킹 6위에 오르며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두 선수의 기록을 비교하면, 투어 2승을 거두며 시즌 상금랭킹 1위에 오른 조재호는 상금 2억 2250만원, 6위 마르티네스는 절반가량인 1억 1450만원을 받았다.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조재호가 준결승전까지 4승 2패, 마르티네스는 6전 전승을 거뒀다.

조재호는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팔라존 등 외국 선수를 상대로 3승 1패를 기록했다. 마르티네스는 6번 모두 한국 선수를 이겼다.

결승 전적에서는 이번 시즌까지 조재호가 총 네 차례 투어 결승에 올라 2승 2패를 기록했는데, 2패가 바로 쿠드롱과 에디 레펜스(SK렌터카)에게 당한 패배였다.

세 번째 결승에 오른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는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4-1로 꺾었다. 월드챔피언십에 앞서 열린 8차 투어 결승에서는 강동궁(SK렌터카)을 4-1로 제압했다.

마르티네스는 총 4번 결승에 올라 3승 1패를 기록했다. 1패는 지난 2019-20시즌 마지막 7차 투어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병호(하나카드)에게 3-4로 당한 패배다.

1승 당시에는 엄상필(블루원리조트)을 4-3으로 꺾었고, 2승째는 응우옌후인프엉린(NH농협카드)을 4-2, 그리고 이번 시즌 4차 투어 결승에서 김영섭을 4-3으로 꺾고 3승을 올렸다.

조재호는 결승에서 외국선수에게 2승 1패, 마르티네스도 한국 선수에게 2승 1패로 비슷한 결과를 기록했다.

최근 투어 성적은 조재호가 5차 투어와 7차 투어 4강, 8차 투어 우승에 이어서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오르며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4차 투어를 우승한 이후 16강과 128강, 64강, 64강 등 계속 탈락하며 후반기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다비드 마르티네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다비드 마르티네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두 선수 모두 월드챔피언십과는 그동안 인연이 없었다. 조재호는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직전에 코로나19에 걸려서 출전을 포기했다.

마르티네스도 2019-20시즌에 상금랭킹 1위로 출전권을 확보한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이 취소되면서 출전 기회를 날렸다.

다음 시즌에 열린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에는 시즌 랭킹 32위 안에 들지 못해 아예 출전을 못 했다.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는 16강에서 오성욱(휴온스)에게 1-3으로 져 탈락했다.

마르티네스는 준결승 후 인터뷰에서 "월드챔피언십을 기다렸다. 프로 원년에 시즌 랭킹 1위였는데, 대회가 무산돼 아쉽게 못 나왔고, 다음 시즌에는 랭킹이 떨어져서 출전을 못 했다. 따라서 이번 결승전은 나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매우 흥분되고 스스로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재호 역시 "지난 시즌에 코로나19에 걸려서 월드챔피언십에 못 나왔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어려운 승부를 이기고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온 만큼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11일 밤 10시에 시작되는 결승전에서 조재호가 승리하면 한국 선수 최초의 월드챔피언십 타이틀홀더, 마르티네스는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 이어 두 번째 월드챔피언십 우승자가 된다.

결승에서 이긴 선수는 우승상금 2억원, 패한 선수는 준우승상금 7000만원을 받는다.

과연 조재호와 마르티네스 중 누가 프로당구 2022-23시즌 왕중왕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빌리어즈> 김도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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