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3'에서 김가영을 4-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3'에서 김가영(하나카드)을 4-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2시간 41분의 혈투 끝에 김가영(하나카드)을 꺾고 여자 프로당구(LPBA) 제3대 왕중왕에 올랐다.

11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고양시 JTBC스튜디오에서 열린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결승전에서 스롱은 세트스코어 4-3으로 김가영에게 승리했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 이어서 두 번째 맞붙는 스롱과 김가영은 이번 결승전에서 아주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스롱이 먼저 세 세트를 따내 3-1로 앞섰지만 김가영이 따라붙어 3-3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패는 7세트 10:10의 단 1점 차로 갈렸다.

7:10으로 패색이 짙었던 스롱은 마지막 한 큐에 4점을 뽑아내며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었다.

1세트에서 스롱은 1이닝부터 1-5-2 연속타로 3이닝 만에 8:2로 앞섰다가 7이닝 2득점과 9이닝 세트포인트 득점을 올리며 11:6으로 승리했다. (1-0)

2세트는 6:8로 지고 있던 김가영이 10이닝에 3점, 11이닝에 2점을 득점하며 11:8로 따냈다. (1-1)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3세트는 스롱이 2:4로 뒤진 7이닝에서 대거 6점을 올려 8:4로 뒤집은 다음 8이닝부터 1점씩 뽑아내며 10이닝 만에 11:5로 승리했다. (2-1)

팔이 완전히 풀린 스롱은 4세트를 4이닝 만에 11:3으로 이겼다. 4:2로 앞선 3이닝 공격에서 또 한 번 6점을 때려내면서 3-1을 만들고 승리까지 한 세트만을 남겨두었다.

보통 한 세트에 20분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4세트가 13분 만에 끝나면서 경기가 의외로 빨리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숱한 결승 승부를 치러온 베테랑 김가영은 쉽게 마지막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가영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5세트와 6세트를 리드하자 스롱은 끈질기게 따라붙어 경기를 끝낼 기회를 노렸다.

5세트는 초구에 5점을 친 김가영이 2이닝 공격에서 다시 3점을 득점하고 8:4로 리드했다.

김가영은 3이닝 공격에서 타임파울을 범해 8:8 동점을 허용했다. 이 장면에서 스롱은 큐볼을 바꿔치는 오구 파울을 범할 뻔했지만, 관중석에서 알려주면서 오구 파울을 면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만약 5세트에서 경기가 끝났다면 논란이 됐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김가영이 7이닝 만에 11:9로 승리하면서 일단락됐다.

결승에서 샷을 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결승에서 샷을 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김가영.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김가영.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세트스코어 3-2가 되고 이러한 해프닝까지 벌어지면서 승부는 점점 더 치열해졌다.

6세트에서는 7이닝까지 김가영이 8:5로 리드하다가 9이닝에서 먼저 타석에 들어선 스롱이 3점을 올리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가영이 9이닝 후공에서 남은 3점을 득점하고 11:8로 승리, 3-3 동점이 되면서 결국 마지막 7세트까지 오게 됐다.

7세트도 전반적으로 김가영이 앞서갔다. 0:3으로 지고 있던 스롱은 5이닝에서 5점을 득점하고 5:3으로 역전하기도 했지만, 김가영이 이후 1-1-3-1-1 연속득점을 올리면서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9:7로 앞서 있던 김가영은 10이닝 공격에서 1점을 더해 매치포인트만 남게 됐다. 김가영이 시도한 어려운 옆돌리기가 공 한 개 정도 빗나가면서 마지막 반전이 일어났다.

스롱은 쉬운 스리뱅크 포지션을 받아 2점을 득점한 뒤 간발의 차로 키스가 빠지면서 1점을 더 올려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서 난해한 뒤돌려치기를 길게 끌어서 돌렸고, 마지막 쿠션에 맞고 큐볼에 걸린 회전이 살아나면서 득점에 성공, 11:1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4-3)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우승을 자축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우승을 자축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이번 시즌 1차와 8차 투어에서 우승하며 시즌 상금랭킹 1위로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스롱은 32강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정은영에게 1-2로 져 출발이 불안했다.

그러나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A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일본의 히가시우치 나츠미와 한국의 이유주, 임정숙(크라운해태)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라왔다.

스롱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통산 5승을 거두어 김가영, 임정숙(크라운해태)과 LPBA 공동 최다우승에 올라섰고, LPBA 최초로 정규투어와 월드챔피언십, 팀리그에서 동시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아쉽게 1점 차로 패한 김가영은 스롱에 이어 시즌 상금랭킹 2위로 월드챔피언십에 출전,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김세연(휴온스)에게 패해 B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왔다.

16강에서 일본의 사카이 아야코를 3-1로 제압한 김가영은 8강에서 임경진, 준결승에서 박지현을 제압하며 2년 연속 월드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했다.

세트스코어 1-3으로 지고 있던 승부를 동점을 만들고 7세트에서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하는 등 역전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김가영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쳐 통산 6승과 월드챔피언십 2연패에 실패했다.

블루원 김재연 구단주와 우승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블루원 윤재연 구단주와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스롱.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이번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스롱과 준우승 김가영, PBA 장상진 부총재(맨 왼쪽), .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이번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스롱과 준우승 김가영, PBA 장상진 부총재(맨 왼쪽), SK렌터카 장봉걸 단장.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스롱은 우승 인터뷰에서 "머리가 멍하다. 우승한 것이 아직 안 믿어진다. 이렇게 어려운 경기는 처음이다"라며 "7세트 경기에서 풀 세트, 그리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한 점을 남긴 순간에 우승하는 순간을 그려왔다. 언제 PBA에서 이런 명경기가 나올까 싶었는데, 내가 그 경기를 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앞서 팀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속 팀 블루원리조트를 우승으로 이끈 스롱은 개인전에서도 왕중왕에 오르며 타이틀을 휩쓸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김가영은 "많이 아쉽다. 올 시즌이 끝났다는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결승전에서 발동이 늦게 걸렸다. 다른 투어에 비해서 이번 월드챔피언십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시즌에 김가영은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통산 5승을 달성했고, 마지막 월드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하며 지난 시즌에 이어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우승을 차지한 스롱은 상금 7000만원을 받아 이번 시즌에 1억1940만원, 준우승에 머문 김가영은 2000만원을 보태 6815만원으로 시즌을 종료했다.

한편, 이번 월드챔피언십은 남자부 PBA 결승전을 같은 날 밤 10시에 시작하며, 빌리어즈TV와 SBS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등 방송 채널과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