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사이그너에게 2-3 역전패…조재호는 응오딘나이에 1-3 석패
베트남 역대 최다 인원(3명) 8강행…7명 올라간 외인도 '역대 최다' 기록

프로당구(PBA) 시즌 마지막 9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한국 최후의 보루' 최성원(휴온스·왼쪽)과 조재호(NH농협카드)가 아쉽게 탈락했다. 한국은 이날 16강전에서 황형범이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고, 외인들은 역대 최다 인원 7명이 올라갔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국 최후의 보루도 결국 무너졌다. 프로당구(PBA) 시즌 마지막 투어 16강에서 외인과 8강행을 다툰 한국 선수 6명이 모두 패했다.

가장 마지막에 출전한 최성원(휴온스)과 조재호(NH농협카드)까지 고배를 마시면서 외인전 전패의 쓰린 기록을 남겼다.

1일 오후 8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9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최성원은 '로얄로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와 풀세트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아쉽게 졌다.

최성원은 1세트를 7이닝 만에 15:4로 따내며 출발이 좋았으나, 2세트부터 사이그너의 폼이 살아나면서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2세트에서 최성원은 초구 3득점 후 세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 사이그너에게 흐름을 내줬다. 사이그너는 3이닝 4득점과 4이닝 3득점을 올려 8:3으로 앞섰고, 이후 2-2-2-1 연속타로 최성원의 추격을 따돌리며 8이닝 만에 15:10으로 승리했다.

3세트는 6:6에서 8이닝에 사이그너가 6점을 득점하면서 12:6이 돼 균형이 깨진 뒤 최성원이 2-3-1 연속타로 13:12까지 쫓아갔지만, 11이닝에서 사이그너가 남은 2점을 득점하고 15:12로 마무리했다.

최성원은 '로얄로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이그너는 막판까지 끈질기게 쫓아온 최성원을 따돌리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트스코어 1-2가 돼 벼랑 끝에 섰던 최성원은 4세트 3이닝에 하이런 9점을 득점하면서 기사회생했다. 10:5로 앞서 있던 6이닝에는 남아 있던 5점을 모두 쓸어 담고 15:5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사이그너가 1이닝부터 2-4-1 연속타를 올리면서 2:7로 점수가 벌어졌는데, 최성원이 3이닝 후공에서 5점을 만회하고 7:7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6점째 공격이 아쉽게 빗나가면서 타석을 넘겨줬고, 사이그너는 4이닝 공격에서 매치포인트까지 4점을 모두 득점하며 11:7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최성원은 애버리지 2점대의 맹타를 휘둘러 32강까지 승승장구했지만, 16강에서 강적 사이그너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시즌 정규투어를 모두 마감했다.

최성원은 총 9차례 투어에 나선 이번 데뷔 시즌에 5차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6차 투어 4강과 9차 투어 16강 등의 성적을 거뒀다. 

조재호는 응오딘나이(SK렌터카)와 16강전에서 맞붙어 초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응오딘나이는 조재호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세트스코어 3-1의 완승을 거뒀다.

초반 난조 극복 못 한 조재호…응오딘나이에 1-3 석패

같은 시각 16강전에서 베트남의 응오딘나이(SK렌터카)와 맞붙은 조재호는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고전하다가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조재호는 1, 2세트에서 난조를 보이며 득점이 부진한 반면, 응오딘나이는 매 타석 공격을 성공시켜 점수를 쌓아갔다.

1세트는 3이닝까지 응오딘나이가 5-4-4 연속타로 13:4로 앞서면서 5이닝 만에 15:4로 승리했고, 2세트도 7이닝까지 단타를 연발한 응오딘나이가 15:4로 승리를 거둬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3세트는 조재호가 5:6에서 모처럼 3-5-2 연속득점을 성공시켜 7이닝 만에 15:6으로 승리했지만, 4세트에 응오딘나이가 6:7에서 두 차례 4점타를 득점하며 7이닝 만에 15:8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조재호는 지난 2022-23시즌에 개막전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마지막 8차 투어와 월드챔피언십을 연속 우승해 '시즌 3승'을 거두고 MVP상까지 받았다.

이번 시즌에 7차 투어를 우승하며 통산 4승을 달성한 조재호는 마지막에 또 한 번 힘을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으나, 16강에서 복병 응오딘나이에게 패하면서 정규투어를 마감했다.

이날 승리한 사이그너는 프로 데뷔전이었던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3차 투어에서 8강에 한 차례 오른 뒤 줄곧 부진했으나, 이번 16강전에서 최성원을 꺾고 시즌 세 번째 8강행에 성공하며 두 번째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응오딘나이는 지난 시즌 7차 투어에서 준우승한 뒤 이번 시즌 6차 투어 8강 외에 이렇다 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우승 후보 조재호를 꺾고 시즌 두 번째 8강에 진출하며 매서운 베트남 당구의 바람을 일으켰다.

두 선수는 곧바로 8강에서 맞붙어 한 명만 준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 사이그너와 응오딘나이는 2일 오후 9시 30분에 벌어지는 8강전에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의 신정주에게 세트스코어 2-3의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한 베트남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
이날 16강전에서 '벨기에 강호' 에디 레펀스(SK렌터카)는 하이런 12점을 쏟아붓는 등 한국의 권혁민을 3-0으로 꺾었다.

베트남 사상 첫 8강 3명…외인 7명 진출도 '최고 기록'

한편, 이날 벌어진 16강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선수 3명이 모두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지난 시즌 7차 투어 16강전에서 응오딘나이와 마민껌(NH농협카드)이 한국 선수를 꺾고 8강에 나란히 진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응오딘나이를 비롯해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과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 등 3명이 8강을 밟았다.

응우옌꾸옥응우옌은 16강에서 신정주(하나카드)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세 번째 8강에 진출했고,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은 일본의 모리 유스케에게 3-2로 승리하며 이번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8강 관문을 넘었다. 

또한, 이번 16강전에서는 7명의 외국 선수가 8강에 진출해 역대 최다 진출 기록도 세웠다. 종전 최다 진출 기록은 5명. 2020-21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월드챔피언십, 2021-22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이번 시즌 하나카드 챔피언십 등에서 외국 선수 5명이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16강에는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9명으로 가장 많이 올라갔지만 4명이 떨어졌고, 대부분 1~3명씩 탈락했다. 이번처럼 16강전에서 외인이 전승을 거둔 적은 처음이다. 

이날 외인 8명이 7전 전승을 거두면서 역대 최다 7명이 8강을 밟을 수 있었다. 국가별로는 튀르키예와 베트남 각각 3명, 벨기에 1명 등이다.

'벨기에 강호'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권혁민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고, 튀르키예의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는 이승진을 3-0으로 꺾었다.

이어서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가 김종원에게 3-1로 승리했고, 베트남의 응우옌득아인찌엔과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차례로 8강 관문을 통과했다. 마지막에 사이그너(튀르키예)와 응오딘나이(베트남)가 승리하면서 외인 총 7명이 8강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의 유일한 8강 진출자 황형범. 16강전에서 황형범은 오태준(크라운해태)과의 대결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황형범과 8강에서 준결승행을 다투게 된 베트남의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
황형범과 8강에서 준결승행을 다투게 된 베트남의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

韓 황형범, 유일하게 8강 진출…응우옌득아인찌엔과 준결승행 승부

한국 선수 중에서는 황형범이 오태준(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3-2로 제압하며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황형범은 지난 2015년에 포르토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한동안 부침을 겪다가 2019년 프로 출범과 동시에 데뷔했는데, 원년 시즌에 5차 투어에서 16강에 한 차례 올라간 것 외에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세 시즌을 1부 투어에서 뛰고 지난 2022-23시즌에 드림투어(2부)로 내려갔다가 이번 시즌에 복귀, 7차 투어 16강과 8차 투어 8강, 그리고 마지막 9차 투어에서 다시 8강에 진출하며 막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황형범은 2일 오후 7시에 벌어지는 8강전에서 응우옌득아인찌엔을 상대로 사상 첫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이날 8강전은 오후 2시 체네트와 초클루의 경기를 시작으로 오후 4시 30분에 레펀스 대 응우옌꾸옥응우옌, 오후 7시 황형범 대 응우옌득아인찌엔, 마지막 밤 9시 30분에는 사이그너 대 응오딘나이의 승부가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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