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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 이은 UMB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심판규정(Referee Rule) 두 번째 이야기로, 제2조 3항의 내용이다.

"심판이 쿠션 스트로크를 위해 당구공을 당구대에 배치한 즉시 경기가 시작된다. 이 시점부터 어느 선수도 큐팁이외로 당구공을 건드릴 수 없으며 규칙에 따라야 한다"

이 룰과 관련하여, 심판이 뱅킹을 위해 공을 뱅킹 위치에 배치했을 때 선수가 임의로 편한 대로 공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뱅킹을 위한 수구 배치가 경기 시작의 일부로 볼 것이냐 아니냐에 따른 해석 차이 때문이었다.

뱅킹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아직은 경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입장과 위 룰의 해석과 관련하여 심판이 뱅킹을 위해 공을 올린 상태이므로 경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 갈린 것이다.

여기서 필자의 개인적인 분석을 말하자면,

1. 뱅킹을 하기 위해 공을 당구대에 배치한 행위는 경기 시작을 준비하기 위한 단계의 과정이다.

예를 들면, 심판이 볼 마커를 대고 공을 닦은 후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볼 마커가 있는 곳에 공을 재배치하지 않고, 잠시 당구대 위 다른 위치에 내려놓았다고 해서 그것을 '완료된 공 배치'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아는 것처럼 당구대 위에 공이 올려졌지만 초 제한의 적용이나 득점을 위한 공 배치가 아닌, 선 공격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이때, 반드시 뱅킹의 공 배치 위치는 2포인트 선상의 위치에서 조금 달라진다 해도 큰 문제가 없으며, 심판이 판단했을 때 다른 선수의 공 배치 위치와 아주 많이 다른 위치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그것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위치에 따른 뱅킹 결과의 책임은 해당 선수에게 있기 때문이다.

2. 선구와 후구가 정해진 뒤 심판이 초구를 치기 위한 배치를 해 놓았을 때는 경기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초구 배치되어 있는 공의 위치를 선수가 건드렸을 때에는 '명확한 파울' 선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구는 정해진 스팟(지점)에서 시작하도록 되어 있으며, 당구대 위에 찍혀 있는 점은 그것을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심판은 정확한 위치에 공을 스팟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때, 혹시 심판도 사람인지라 정확히 스팟 위에 공을 올려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실제 경기에서 토브욘 블롬달은 그 스팟에 정확히 올려져 있는지 여부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며, 다시 놓아 달라는 요구를 종종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는 공이 정확한 스팟 위에 올려져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며, 살펴보는 과정에서 선수가 공을 건드리면 '파울'이 된다.

그러므로 공을 건드리지 않고 살펴본 후, 잘못 놓인 것 같으면 심판에게 다시 놓아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혹시라도 잘못 놓인 공을 그대로 선수가 친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은 선수에게 있다. 공을 스팟 위에 잘못 놓았다고 심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선수도 자신이 플레이해야 하는 공의 위치나 내가 만질 수 있는 상황의 공인지 아닌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 이 칼럼의 기고 내용은 UMB의 공식 입장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히며, 필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필자 류지원

현 (사)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
현 (사)대한당구연맹 여자 3쿠션 당구선수
경기지도자 2급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 류지원 공인심판에게 당구 규칙에 대해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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